저희 집은 20년전에 설치한 경동 바닥형 저탕식 보일러 였습니다. 그럼에도 참 알차고 요긴하게 잘 사용해서 정이 많이 들은 보일러 였습니다. 지금은 저희 아버지와 함께 있던 모든 것이 소중하더군요... 그런데 그 보일러가 작년부터 점화가 되었다가 안 되었다가 하다가... 보일러도 아버지가 그리운지 올해 되어서는 아버지와 비슷한 시기에 점화가 전혀 안 되었습니다. 어느 것도 더 이상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 어떻해서라도 고쳐서 더 사용하고 싶었지만 결국엔 아예 점화가 안 되더군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같은 경동보일러로 주문하였습니다....20년 넘게 사용한 제품이라서 저장물통 있는 복잡한 배관이었습니다. 배관만 다시 해도 반나절은 다 잡아 먹을 것 같기에 추가 설치비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도 커다란 예전 보일러를 치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약속한 날짜에 기사님께서 오셨습니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보여서 젊은 사람이 구식 보일러를 해체하고 배관도 잘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식 보일러를 보고도 놀라지 않고 척척해나가는 솜씨가 베테랑 이었습니다. 젊은 사람이 별것 아니라는 듯이 해나가기에 말을 나누던 중에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연세가 저와 동년배인 50대라더군요... 아무리 봐도 30대 초반... 굳히 늙게 보려해도 40으로도 안 보이는데 50대 라니......하여간 제가 옆에서 도우려고 해도 오히려 방해가 되시는지 혼자 하시겠다며 그 힘든 일은 정말 기적 같이 깔끔하고 완벽하게 해주셨습니다. 추가 설치비도 13만원 밖에 안 받으셨구요... 다른 곳은 2배 부른 곳도 있었거든요. 사람이 2명이 나와야 한다면서요... 하긴 그 커다란 구식 보일러를 옴기려면 2명은 있어야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신 기사님은 커다란 보일러를 잘게 잘게 분해해서 나르기에 혼자 가능했습니다. 분해가 엄청 귀찮고 더러웠을텐데도 아무런 내색도 안 하시고 최선을 다하시기에 그 인성에 감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